[11월 29일 조사 시작]
이곳은 추억수집부의 동아리실입니다.
토요일 오후의 학교는 고요하고, 아늑하다는 느낌마저 들지만 여러분이 느끼는 감정은 오로지 그것만은 아닙니다.
그야, 우리는 오늘 이 미심쩍은 학교의 진상을 수사하기 위해 이곳에 모였으니까요.
그중에서도 여러분의 임무를 알리는 미션지가 책상 위에 놓여져 있습니다.
학교 내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사건에 대해 조사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사진부로 가기 위해 동아리실을 나옵니다.
그때 동아리관 창문 너머로, 동아리관과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곳에 있는 벤치가 눈에 띕니다.
그곳에는 두 사람이 앉아 있습니다.
: 지능 판정

| 기준치: | 20/10/4 |
| 굴림: | 91 |
| 판정결과: | 실패 |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12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그냥 봐서 맞추는 거라면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저기 앉아서 뭘 하고 있는거지?

…무슨 대화 중인지 엿들으러 가는 건 좀 그런가.



두 사람의 대화를 엿듣기로 결심합니다.
서인과 성한은 살금살금 그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는데...

두 사람과의 거리가 가까워졌을 때 즈음,
세정이 아희의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주며 무언가를 말합니다.
: 두 사람을 지켜보는 인원, 관찰 판정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70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75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집중하면 작게 들릴 듯한 소리와 희끗희끗 보이다 마는 입모양으로 내용을 유추해봅니다.

거리가 멀어서 그런지 자세한 내용은 들리지 않습니다.


: 명서인, 행운 판정 (어려운 성공 이상 시 추가 단서가 제공됩니다.)



(소근소근)
: 한 번 더?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47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나 선발전때는 안 이랬거든. (어쩐지 식은땀 날것같다.)
...


모르겠습니다! 잘 안 보여요!

여러분은 두 사람에게 말을 걸어보나요?






지금은 많이 나아졌어. 걱정해줘서 고마워!







너네는 여기 어쩐 일이야? 너네도 기숙사 살아?




우리 무슨 얘기하고 있었더라~ 그냥 막 수다 떤 거라 콕 집어 얘기하려고 하니까 어렵네.
우리는 둘 다 미술부니까, 작품 얘기를 많이 하긴 해~



한창 전공에 대해, 예술에 대해 고민할 시기잖아~... 이런 말 좀 중2병 같나?



혹시 그거랑 관련해서도 결정 내렸어? 전에 세정이 말 들어보니까 나도 아희가 그, 음. 그만두지 않았으면 해서.


...그, 나 먼저 갈게.

(나 잘못건드렸냐는 듯이 성한이 본다.)



세정의 다급한 부름에도 아희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쌩 하고 멀어져버립니다.


아 어떡하지...
얘들아 진짜 미안. 아희를 혼자 두기 그래서.
나도 먼저 가볼게!
곤란한 낯을 띄던 세정도 이내 아희를 쫓아 운동장 너머로 가버립니다.


이거 참...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눠보지도 못 하고 헤어져 버렸습니다.


너무 확 들어갔나보다. 대화할 기회 놓친것 같네. (머쓱하게 뒷목 쓸었다.)



여러분은 다음 기회를 기약하며 사진부로 마저 향합니다.
세정이와 아희를 지나쳐 도착한 동아리관.
그곳에는 익숙한 우리 동아리실과 함께 사진부의 동아리실도 있습니다. 문은 도어락으로 잠겨 있네요.
안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은… 토요일이니 당연한 걸까요?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 행운 판정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63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기준치: | 20/10/4 |
| 굴림: | 85 |
| 판정결과: | 실패 |
(쩝..)

이거 봐. 도어락에 손자국이 남은 것 같은데.


(좀 멍청한 표정으로 본다.) 이거 순서는 어떻게 알 수 있지.

: 비밀번호를 유추해보고자 하는 성한, 지능 판정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58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정말 대단한 친구 보듯이 본다.) 멋있따.


(순순히 대답하고 비밀번호 눌러본다...)
성한이 말해준 도어락의 관상대로,
서인이 비밀번호를 차례차례 눌러봅니다.
띠로링~
맑은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네요.
제법 정확한 관상인데요?




젠틀맨 퍼스트를 받으며 사진부 안으로 조심스럽게 들어가면,
우리에게 익숙한 동아리실과 다름 없는 크기의 그것입니다.
다른 점이라고 한다면… 온통 사진과 관련된 물건들 뿐이라는 것 정도겠죠?
또, 오래 정리하지 않고 사용한 것인지 여기저기 난장판이 따로 없습니다.


(특별한 거 없나 둘러본다.)
: 사진부 안을 둘러보는 서인, 관찰 판정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62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폼보드 있어.

성한이 거대한 폼보드를 꺼내 들어봅니다.
무겁네요...

그 위에는 축제와 교내 행사 등, 교내를 배경으로 사진부가 찍은 사진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정갈하게 정리되어 있지 않아, 세정이와 아희는 고사하고 아는 얼굴이 있는지조차 알아보기 어렵습니다.






그니까 미래의.... 18년 후의...?

관상을 보는 사람이라 그런지 십몇년 후의 미래를 내다보는 성한입니다.
시시콜콜한 이야기나 하며 폼보드를 살펴보고 있으면,
: 전원 행운 판정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54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기준치: | 20/10/4 |
| 굴림: | 25 |
| 판정결과: | 실패 |
(그럼 그렇지...)
바닥의 무언가가 성한의 발 밑에 깔립니다.
그리고 동시에, 시원하게 슬라이딩!
그대로 엉덩방아를 찧습니다.



(화들짝 놀라서 옆에 쪼그려앉는다.) 안, 안부러졌어?


고등학생이 디스크라뇨, 산재라뇨.

아무튼 아픔을 추스를 새도 없이, 허공에서 몇 초 팔락거리던 종이가 성한의 머리에 얹힙니다.
뭘까요?


종이를 들어보면, 아까 만났던 류세정과 신아희의 사진입니다.
사복인 차림새로 보아 수학 여행 때 찍은 사진 같아요.
사진 속 둘은 누가 보아도 커플룩같이 꼭 맞춘 옷을 입고, 세정이 아희의 팔을 끌어안은 채 함께 웃고 있습니다.


아까 만났을 땐 분명 우중충했던 아희도, 이 사진 속에서 만큼은 세상 환하게 웃고 있네요.




(이거 괜찮은건가. 골아프기 시작한다.)
이 난리통인 와중, 폼보드를 열심히 보고 있던 서인은 눈에 띄는 사진 하나를 발견합니다.

대부분의 사진들은 카메라를 의식해 화면을 바라보면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반면, 서인이 확인해본 사진은 숨어서 몰래 찍은 듯 구도도 멀고 프레임에는 창틀까지 걸쳐져 있네요.

(사진 보여준다.)
교장실 안인 것 같은데… 교장선생님이 다른 사람이랑 대화하고 있는 것 같아.

같이 들여다본 사진 속에는 두 사람이 있습니다.

카메라를 등지고 있어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다른 누군가는 곱슬거리는 밀색 머리카락에 포니테일을 하고 있습니다.
맞은 편에 서 있는 교장 선생님의 표정은 매우 굳어있네요.

교복 차림은 아닙니다. 키는 서인과 엇비슷한 듯 보이며 남색 가디건을 걸치고 있습니다.
선생님인 걸까요?


그때 문밖에서 인기척이 들립니다. 동아리관 복도를 지나는 발소리인 것 같습니다.
나가볼까요?


사진부 안에서 더 살펴볼 건 없는 것 같습니다. 폼보드만 제자리에 걸어두면 될 것 같아요.
제자리라고 하기도 뭐하지만...

나가자.



들어올 때처럼 에스코트를 받으며 동아리실을 나서면,
사진부 앞을 막 지나치고 있던 안경희와 부딪힐 뻔 합니다!

안경희: 아, 깜짝...

안경희: 뭐야... 너네가 왜 거기서 나와? 너네 사진부 아니잖아.

사진부실 문은 열려있고, 고양이는 안보이길래… 혹시 안에 들어갔나 하고. 미안해.
안경희: 갑자기 웬 고양이. 뭐... 가끔 지나다니는 것 같기도.
난 사진부는 아니니까 미안해할 필요는 없어. 그보다, 너네 요즘 뭐 묻고 다니느라 바쁘다며?


동아리 활동 겸해서 많이 물어보고 다니는 중이야.
(안경희는 혹시 안경을 썼나? 갑자기 궁금해졌다.) 너는 무슨 부야?
안경희: 그 동아리 활동이 수상한 것 같은데. (한 손으로 쓰고 있는 안경을 슬쩍 들어올리며) 나는 도서부야. 어제 독서기록문 제출을 못 해서 내러 왔어.
오늘은 웬일로 이상한 질문 안 하네? 괴담이라던가 사이렌이라던가. 궁금증이 다 떨어졌어?

(그럼 기대에 부응해줘야겠다.) 요즘 학교에 특별한 얘기같은 건 없어?

안경희: ...그런 거 아니거든. 너네 전학 첫날부터 이상한 거 물어보고 다닌다고 학교에 소문 쫙 났어.


이건 이상한 거 아니지?
안경희: 갑자기? 아 뭐 그럴 수 있긴 한데, 밀발에 포니테일이면... 국어쌤인가? 현정민 쌤.
그러고 보니 너네 1반 아니야? 1반 담임쌤이잖아.



안경희: (수상쩍다는 눈으로 두 사람 보다가...) 아, 교장쌤이랑 사이 안 좋다는 말 때문에 그래?
국어쌤이 좀 별나게 구시긴 했지.


안경희: 그냥 소문이긴 한데, 국어쌤이 작년까지는 별일 없다가 올해 들어서 교장실을 좀 자주 가신다고 들었거든.

안경희: 최근 들어서는 한 번 가면 무조건 언성 높이고 오신다는 얘기도 있었고.
확실하진 않지만.



안경희: 그것까진 모르지. 어느 순간부터 그랬다기 보다 그 쌤은 원래 그랬어. 열정이 워낙 넘치셔서.
재작년에 임용 통과해서 바로 우리 학교에 오셨다고 했던 것 같은데, 애들 엄청 좋아하고 친해지려고 노력하시는 게 보였지.
근데 좀, 그런 거 있잖아. 과해.

안경희: 수업에도 진심이고 뭐든 앞장 서고 할 말 안 할 말 다 하고... 그래서 호불호는 좀 갈려. 그런 면에서 별나다는 거지.
신아희랑? 글쎄 그거까지는 모르겠네. 신아희도 1반이니까 당연히 아끼시겠지.
난 2반이라 잘 몰라. 국어 시간에만 마주치는 걸.
아무튼 다 물어본 거지? 됐으면 이만 간다?


안경희: 그런 거 아니라니까. (들고 있던 책과 독서기록문 품에 새침하게 안는다.) 나 간다. 토요일인데, 학교에 더 붙어있고 싶지 않거든.


끝까지 새침하게 안경을 올리던 학생은 그렇게 동아리관을 나서 시야 밖으로 사라집니다.
학교의 스캔들을 조사하려고 했는데, 어째 이상한 것들만 알아낸 것 같습니다.

더 둘러봐야 하나? 동아리관 복도에 덩그러니 서서 고민하고 있으면
"컷!"

아쉽게도 감독의 컷 소리와 함께 슬레이트 치는 소리가 들립니다.
성한의 부상투혼으로 인해 적어도 편집은 안 당할 것 같지만...
대체 이 학교엔 무슨 일이 일어났었던 걸까요?
그리고 앞으론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누가, 어떤 일을 벌였고, 꾸미고 있는 걸까요?
우리는 수많은 의문을 떠안고, 아쉬운 마음으로 촬영을 마무리합니다.
[11월 29일 조사 종료]




